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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는 어떻게 의식을 끄는 걸까?

해마다 수억 건의 수술이 전신마취에 기대고, 처음 공개 시연은 180년 전 이번 10월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과학은 이 약들이 어떻게 의식을 끄고, 어떻게 다시 돌아오게 하는지 아직 완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1846년 보스턴의 에테르 시연, 연구자들을 지방으로 이끈 올리브유 규칙, 프로포폴과 케타민과 제논이 붙는 수용체, 마취가 잠보다 되돌릴 수 있는 혼수에 가까운 이유, 뇌파가 고립된 섬들로 쪼개지는 모습, 마취된 원숭이를 깨운 시상의 "스위치", 돌아오는 길이 들어간 길과 다른 이유, 그리고 파리지옥과 지방 덩어리와 미세소관을 둘러싼 논쟁적인 단서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이 글은 영상 내레이션 전문입니다. YouTube에서 보기

01 · 0:00

정신은 어디로 갈까?

정신은 어디로 갈까?
▶ Beyond Headlines · 0:04

100부터 거꾸로 세면, 대부분은 얼마 못 갑니다. 뇌 모니터에선 깨어 있을 때의 빠르고 분주한 리듬이 느리게 출렁이는 파동으로 바뀝니다. 환자는 잠든 게 아니고, 수술을 느끼지도,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해마다 수억 건의 수술이 이런 약에 기댑니다.

정신은 어디로 갈까?
▶ Beyond Headlines · 0:20

이번 10월이면 첫 공개 시연으로부터 180년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약이 정신을 어떻게 끄고 다시 켜는지, 아무도 완전히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과학자들은 무엇을 알고, 어디부터는 모르는 걸까요?

02 · 0:37

속임수가 아니다

속임수가 아니다
▶ Beyond Headlines · 0:41

1846년 10월 16일, 젊은 인쇄공 길버트 애벗이 보스턴의 수술실에 들어왔습니다. 치과의사 윌리엄 모턴이 유리 흡입기로 에테르 증기를 마시게 했습니다. 이어서 외과의 존 콜린스 워런이 그의 목에서 종양 일부를 떼어 냈습니다. 워런은 지켜보던 의사들에게, 여러분 이건 속임수가 아닙니다, 라고 했답니다.

속임수가 아니다
▶ Beyond Headlines · 0:55

소식은 금세 미국과 유럽으로 퍼졌습니다. 하지만 그 방의 누구도 원리를 전혀 몰랐습니다.

03 · 1:10

올리브유라는 단서

올리브유라는 단서
▶ Beyond Headlines · 1:14

첫 실마리는 1900년 무렵, 따로 연구하던 한스 마이어와 찰스 오버턴에게서 나왔습니다. 오버턴은 올챙이 헤엄을 멈추는 데 각 물질이 얼마나 드는지 쟀습니다. 그걸 각 물질이 올리브유에 녹는 정도와 비교했습니다. 두 순위가 일치했습니다.

기름에 잘 녹을수록 필요한 양이 적었고, 그 폭은 1만 배가 넘었습니다. 그 밖엔 공통점이 거의 없었습니다. 반응성이 거의 없는 비활성 기체 제논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 세기 가까이, 마취제가 신경세포의 지방질 막에 스며들어 막을 교란한다는 설이 주류였습니다.

올리브유라는 단서
▶ Beyond Headlines · 1:46

1980년대 런던의 니컬러스 프랭크스와 윌리엄 립이 반전을 찾아냈습니다. 마취제는 반딧불이 발광 효소도 멈췄습니다. 막도 없이 물속에 있는 단백질인데도요. 그것도 같은 올리브유 규칙대로요. 이 규칙은 단백질 속 기름진 틈을 뜻할 수도 있었던 거죠.

그때부터 마취제가 붙는 단백질 찾기가 시작됐습니다.

04 · 2:18

뇌의 브레이크

뇌의 브레이크
▶ Beyond Headlines · 2:22

신경세포는 화학 신호로 대화하고, 그중엔 멈추라는 신호도 있습니다. 뇌에서 가장 흔한 정지 신호는 가바라는 작은 분자입니다. 가바가 수용체에 붙으면 작은 통로가 열려 세포가 신호를 내기 어려워집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마취제 중 하나인 프로포폴은 이 수용체 반응을 키워 브레이크를 더 오래 걸어 둡니다.

이게 중요하다는 가장 강한 증거는 생쥐에서 나왔습니다. 2003년, 연구진은 이 수용체 한 부분만 바꾼 생쥐를 길렀습니다. 이 생쥐는 프로포폴에도, 흔한 마취제 에토미데이트에도 훨씬 잘 버텼습니다. 하지만 할로테인 같은 마취 가스는 이 생쥐에게도 거의 똑같이 들었습니다.

뇌의 브레이크
▶ Beyond Headlines · 2:53

케타민, 아산화질소, 제논은 주로 엔엠디에이라는 다른 수용체를 막습니다. 약마다 다른 분자에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모두 의식을 잃게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빈틈입니다. 약이 어디 붙는지 알아도, 정신이 어떻게 꺼지는지는 모릅니다.

05 · 3:25

잠이 아니다

잠이 아니다
▶ Beyond Headlines · 3:29

의사들은 흔히 환자에게 잠든다고 말하죠. 2010년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의 한 검토 논문은 이 설명이 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신마취는 약으로 일으킨, 되돌릴 수 있는 혼수라는 겁니다. 의식을 잃고 기억하지 못하며, 통증을 느끼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네 가지 상태가 함께 나타납니다.

잠이 아니다
▶ Beyond Headlines · 3:47

그동안 마취과 의사는 심장과 호흡, 체온을 안정적으로 지킵니다. 수면엔 여러 단계가 있지만, 어느 단계의 뇌파도 이와 다릅니다. 자는 사람은 이름을 불러 깨울 수 있지만, 전신마취 환자는 깨울 수 없습니다.

06 · 4:05

시간 속의 섬들

시간 속의 섬들
▶ Beyond Headlines · 4:09

마취되는 순간, 뇌에선 실제로 뭐가 바뀔까요? 2013년 보스턴 연구팀은 프로포폴을 서서히 늘리며 자원자들의 뇌파를 기록했습니다. 자원자들은 소리가 들릴 때마다 버튼을 누르다, 어느 순간 멈췄습니다. 바로 그 무렵, 초당 한 번도 안 되는 아주 느린 파동이 나타났습니다.

뇌전증 치료로 뇌에 전극을 심은 환자 연구에선, 신경세포가 조용해지지 않았습니다. 신경세포는 느린 파동마다 한 시점에 짧게 몰아 신호를 내고 잠잠해졌습니다. 뇌의 여러 부위도 서로 박자가 어긋났습니다. 작은 신경망은 각각 작동했지만, 시간과 공간 양쪽에서 서로 끊겨 있었습니다.

시간 속의 섬들
▶ Beyond Headlines · 4:51

동시에, 초당 약 10번인 강한 알파 리듬이 뒤통수에서 앞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이제 일부 마취과 의사는 모니터의 이 패턴으로 마취 깊이를 봅니다. 2024년 엠아이티 연구가 반전을 더했습니다. 프로포폴은 뇌의 브레이크를 강화하니, 활동이 그냥 잦아들 것 같죠.

그런데 프로포폴을 맞은 원숭이의 뇌 활동은 오히려 불안정해져, 흔들린 뒤 더디게 가라앉았습니다. 연구진은 제동이 세지면서, 평소 다른 세포를 억누르던 세포까지 억눌린다고 봅니다. 그러니 마취는 스위치를 끄기보다 균형을 잃는 쪽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07 · 5:34

깊은 곳의 스위치

깊은 곳의 스위치
▶ Beyond Headlines · 5:38

뇌 한가운데 깊숙이 시상이 있습니다. 뇌 바깥층 거의 전체와 연결된 중추입니다. 2020년 위스콘신 연구진은 마취된 원숭이 두 마리의 시상 속 작은 부위에 전극을 꽂았습니다. 그리고 1초에 50번 자극했습니다. 마취제를 맞은 채로 원숭이들은 눈을 뜨고 팔을 뻗었고, 심박과 호흡도 달라졌습니다.

깊은 곳의 스위치
▶ Beyond Headlines · 5:54

자극을 멈추자 다시 마취 상태로 빠졌습니다. 놀라운 결과지만 원숭이 두 마리뿐이고, 전체 원리가 아닌 중추 하나를 보여 줄 뿐입니다.

08 · 6:10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길
▶ Beyond Headlines · 6:14

또 다른 수수께끼도 있습니다. 깨어나는 길은 마취되는 길의 역순이 아닙니다. 뇌 속 약의 양에만 달렸다면, 의식을 잃은 그 농도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2010년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팀은 생쥐와 초파리 모두에서 그렇지 않다는 걸 보였습니다. 의식을 잃는 농도가 깨어나는 농도보다 높았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신경 관성이라 했습니다. 뇌는 어느 쪽으로든 상태 변화에 저항합니다. 수면 관련 유전자 하나만 바꿔도 이 차이가 커지거나 줄었습니다. 문제도 이 전환 구간에서 가장 자주 생깁니다. 2014년 영국 대규모 조사에선 전신마취 2만 건당 약 1건꼴로 마취 중 각성이 보고됐습니다.

돌아오는 길
▶ Beyond Headlines · 6:41

그중 3분의 2는 마취에 들거나 깨어나는 도중이었습니다. 근육을 마비시키는 약을 쓰면 보고가 훨씬 많아, 약 8천 건당 1건이었습니다.

09 · 7:09

더 이상한 단서들

더 이상한 단서들
▶ Beyond Headlines · 7:13

답이 나오지 않은 채, 뜻밖의 발견은 이어집니다. 2018년 연구자들은 파리지옥을 에테르 증기에 노출시켰습니다. 파리지옥은 감각 털을 건드려도 닫히지 않았고, 평소 잎을 닫게 하는 전기 신호도 사라졌습니다. 에테르가 빠지자 덫은 다시 작동했습니다.

식물엔 뇌가 없으니, 에테르는 뇌보다 근본적인 무언가에 작용하는 겁니다. 훨씬 논란이 큰 발견도 있습니다. 2020년 스크립스 연구소 팀은 마취제가 세포막의 작은 지방 덩어리를 흩어 칼륨 통로를 연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경로의 효소 하나가 없는 초파리는 잘 마취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한 단서들
▶ Beyond Headlines · 7:44

풀렸다는 기사도 났지만, 다른 과학자들이 초파리 실험을 반박해 논쟁 중입니다. 2024년 쥐 연구에선, 신경세포 속 뼈대인 미세소관을 단단하게 하는 약이 이소플루란에 의한 의식 소실을 약 1분 늦췄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 하나라, 그 의미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10 · 8:16

더 깊은 빈틈

더 깊은 빈틈
▶ Beyond Headlines · 8:20

가장 큰 의문은 사실 약 자체가 아닙니다. 의식이 어떻게 꺼지는지 설명하려면, 먼저 의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합의된 이론은 없습니다. 2025년엔 두 주요 이론을 직접 비교하는 실험이 이뤄졌습니다. 설계는 양측이 미리 동의했죠.

더 깊은 빈틈
▶ Beyond Headlines · 8:34

결과는 두 이론의 핵심 예측을 모두 흔들었습니다. 이것이 마취가 연구 도구가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의식을 확실히 낮추고 무엇이 바뀌는지 보는 방법이죠.

11 · 8:48

마지막 한 걸음

마지막 한 걸음
▶ Beyond Headlines · 8:52

그렇다고 감으로 마취하는 건 아닙니다. 마취과 의사는 용량과 표적을 알고, 호흡과 혈압, 산소를 내내 지켜봅니다. 아직 모르는 건 분자에 작용한 약이 어떻게 의식을 잃게 하느냐입니다. 1846년, 깨어난 길버트 애벗은 목을 긁힌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한 걸음
▶ Beyond Headlines · 9:04

180년이 지난 지금도, 그가 어디로 갔는지 우리는 다 말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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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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